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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과, 이상우 감독

by haru2517 2013. 4. 21.

약 반년쯤 전에 영화를 한창 보던 한가했던 그 때즈음에 '엄마는 창녀다'라는 영화를 알게 되었고 이런저런 경로로 손에 들어왔지만 보지는 않았었다. 

이유는 제목에서 오는 파격적인 '무리함'을 작가(감독)이 소화해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고, 만약 그것을 소화해내지 못한다면, 제목만 파격이고 내용은 추잡하고, 영화가 끝난후에 이건 괜히 시간낭비를 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제목그대로 엄마는 창녀일것이고, 그러면 자식과는 상식으로는 이해가지 않을 모자관계(사실 근친도 생각했지만 그건아니었다)가 설정이 될것이고, 그것이 제목으로 드러난다면 분명 자식의 내면이, (창녀로서의 또는 순수하게)엄마로서의 속내가 무엇일까 보여져야 하는것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시놉시스를 보고 관람후기를 봤지만, 어떤지는 알수가 없었고, 그 상황에서 나는 (감독에게는 죄송하지만) 그런것들이 잘 보이지 않을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보지 않았던 것이고, 보게 된다면 실망하게 될것이다 라고 확신을 했었으며, 그래서 손에 들어온 그 영화를 가차없이 삭제를 했었다.  

작가가 그 제목만큼의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단지 파격적인 상황설정을 통한 관심끌기정도가 될거라고 어렴풋이 느꼈기 때문이라고 기억한다.


그러던 중에 트윗친구가 이야기중에 이상우감독의 '엄마는 창녀다'라는 영화가 김기덕류의 영화일거란 생각이 들어서 보기가 망설여진다는 글을 보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와 비슷하다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것이 결국 영화를 보게 만들었다.


우선 김기덕감독의 작품을 거의 빼놓지 않고 찾아보는 편이기에 김기덕 감독에게 굉장히 우호적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난 김기덕감독의 표현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잔인하고, 쎄고, 음.....

잔인하다. 

그래서 유쾌하게 관람은 하지 못하지만, 영화는 좀 쎄도 좀 잔인해도 영화니까...하고 본다.


김기덕감독이 만드는 영화는 일단 기본적으로 감독이 판단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몇가지 특성을 전제하고 진행이 된다. 


'이런 삶도 있다'가 아니라 

'인간에게는 누구나 다 이런 본성이 있어!! 그것들은 매번 인생의 순간에서 표출되고 나타나고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 이렇게도, 또 이런 식으로도 말야....' 


어떤식으로 인간의 그 몇가지 특성이 보여지는지 그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 어쩌면 그의 메인스토리인 것이다.

거기에 더해 그런 인간의 특성들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진다는 일종의 '윤회'사상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으며, 결론은 해탈을 함으로서 그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타당성을 갖게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영화에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고 업보를 쌓으며, 나중에 해탈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된다. 그래서 주인공은 여러명이 될수도 있고, 어쩌면 나오는 모든 사람이 모두 주인공일수도 있는것이다. 

이것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빈집, 섬, 피에타, 파란대문 등 그의 거의 모든작품에서 보여지며, 그의 이러한 영화적 서사가 이해가 되어야 그의 영화를 잔인함과, 하드함(때로는 고어함까지)을 벗어난 시선으로 감상할수 있게 된다. 

그의 영화가 매번 기다려지는 이유는 모든 이야기는 감독의 머릿속에서 사유되어 고뇌되어지고 쓰여지며, 그렇게 표현이 된다는(그렇기 때문에 또한 그의 인성이 고스란히 영화에 묻어난다) 점때문이다. 그가 파악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몇가지 특성을 전제하게 되는 과정의 사유가 매번 그립기 때문이며, 그 인간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그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감독만의 생각이 이번작품에선 어느 방향으로 사유되고 표현되었을지 이러한 기대가 나름 팬 비슷한 관람객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항상 그가 그리고, 생각하고, 사유하는 것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현실적일 필요도 몽환적일 필요도 무언가의 대세를 따를 이유도 없는것이다. 스스로가 생각하고 보여주고 싶은 꾸미고 싶은대로 하는... 그렇게 그것이 작가로서의 그만의 이야기와 그만의 표현을 가지고 있는 그래서 특별하다 생각되는 작가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몇편의 영화를 보고 느낀점을 갈무리해 그 방향을 파악한 김기덕 감독 작품에 비해 이상우감독의 작품은 '엄마는 창녀다'가 첫작품으로 알고 있어서 그의 영화이야기는 말할수 없겠으나, 그의 영화를 보면 분명 그는 '로맨티스트'임에 틀림 없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엄마는 창녀다'는 분명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 안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은 모두 사랑을 하고 있으며, 그 사랑은 순수하다. (심지어 의붓아버지의 아들사랑조차도) 방향이 엇갈리고, 흔하게 상상되는 사랑은 아니지만, 분명 사랑이고, 마음으로 욕망하는 타자관계가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일정부분 그 안에 분명 인간적 욕망의 분출과, 그 사이에서 (어쩌면 감독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더럽고 타락한 내면이 일부 표현이 되기도 하지만, 기본 메인테마는 순수한 사랑인 것이다. 

무기력한 한 인간의 처절하기까지한 삶.

어머니의 사랑과, 어머니를 향한 사랑.

한탄스런 삶과 고통스런 생활속에서도 가질수 있는 초라할정도로 작은 행복

남들에겐 추하고 초라하지만 그들에게는 그게 전부인 것들. 

이런것들의 나열되면서, 그것들을 소모하고 파괴하는 주변의 '것'들이 관계되는 삶.

아버지와 그의 새부인의 삶을 통해 인간의 위선적인 가죽을 한꺼풀 벗겨내면 더럽고 추악한것이 인간이며, 나는 비록 엄마를 팔아 살고 있지만, 그래도 순수하게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는 컨셉이 제목에서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거의 직설적으로) 표현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이런식으로 사랑을 하기도 하고 저런식으로 사랑을 하기도 하는, 그렇다면 굳이 엄마를 창녀로 만들어 버렸어야 하는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그 파격적인 소재가 그냥 단편적 표현으로 그치고 말아버린다.  

동시에 결말이 무엇일까?라는 지루함에서 오는 결말의 종용까지 일어나기까지 한다.

결론부분에서 보여지는 폭력성조차도, 사랑으로 이해될 정도로 이 영화는 순수 사랑영화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창녀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아버지와 아들, 동네남자아이와 주인공의 관계가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은 영화의 성공여부를 떠나, 이상우감독의 영화가 김기덕류일까하는 의문에는 '난 반댈세'가 될수 밖에 없다 정도 일듯 싶다.

과격한 설정이라는 두 감독의 비슷한 선택이, 결코 두감독을 하나로 보게 할수는 없는것 아닐까?

어쩌면 인간의 이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두 감독은 정 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감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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